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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나리잖는 그땅에도

오히려 꽃은 발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깉이 꽃맹아리가 움작거려

제비 떼 까낳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 성에는

나비처럼 취하는 회상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 주제 : 극한 상황을 이겨내고 밝은 미래를 이루려는 의지

 

* 영탄적 표현 : 각 연의 마지막 행

   ( ~날이여, ~약속이여!, ~보노라)

 

* 대립적 이미지의 상징적 시어 사용

고난과 시련의 극한 상황 강인한 생명력과 희망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나리잖는 그 땅,
북쪽 툰드라, 찬 새벽, 눈 속
꽃, 꽃맹아리,
제비 떼, 꽃 성 

 

*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

 : 극한 상황에서도 꽃을 피우겠다는 약속 

   (조국 독립에 대한 화자의 확신)

 

*나비처럼 취하는 회상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를 불러 보노라

 : 광복에 환희하는 우리민족을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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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길

 

 

 홀린 사람

 

 

기형도      

 

 

사회자가 외쳤다

여기 일생 동안 이웃을 위해 산 분이 계시다

이웃의 슬픔은 이분의 슬픔이었고

이분의 슬픔은 이글거리는 빛이었다

사회자는 하늘을 걸고 맹세했다

이분은 자신을 위해 푸성귀 하나 심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도 자신을 위해 흘리지 않았다

사회자는 흐느꼈다

보라, 이분은 당신들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

그분은 일어서서 흐느끼는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때 누군가 그분에게 물었다, 당신은 신인가

그분은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유령인가, 목소리가 물었다

저 미치광이를 끌어내, 사회자가 소리쳤다

사내들은 달려갔고 분노한 여인들은 날뛰었다

그분은 성난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분의 답변은 군중들의 아우성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 주제 : 이성이 마비된 사회에 대한 풍자와 비판

             대중을 기만하는 지배자와 우매한 대중에 대한 비판

 

* 홀린사람 (중의적 표현)

  1. 무엇의 유혹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 : 군중들

  2. 대상을 유혹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하다 : 사회자와 그분

 

* 우의적, 비판, 풍자

 

* 그때 누군가 그분에게 물었다, 당신은 신인가

   그분은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유령인가, 목소리가 물었다

   저 미치광이를 끌어내, 사회자가 소리쳤다

  :  비판적 질문을 통해 대상에 대한 성찰을 유도함

 

*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 동일한 문장 반복

   (기만당하는 군중의 모습을 강조)

       우상화  ㅡ>
사회자
그분

<ㅡ  맹목적 추종     
군중들
그분을 우상화하며 선동함
(외쳤다, 맹세했다, 흐느꼈다)
이성을 잃고
그분의 위선에 기만당함
(울먹였고, 실신했다,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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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死靈)

김수영



......활자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나의 영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벗이여
그대의 말을 고개 숙이고 듣는 것이
그대는 마음에 들지 않겠지
마음에 들지 않어라

모두 다 맘에 들지 않어라
이 황혼도 저 돌벽 아래 잡초도
담장의 푸른페인트 빛도
저 고요함도 이 고요함도

그대의 정의도 우리들의 섬세도
행동이 죽음에서 나오는
이 욕된 교외에서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마음에 들지 않어라

그대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우스워라 나의 영은 죽어있는 것이 아니냐






* 주제 : 불의에 대항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고 안일한
삶을 사는 지식인의 자기 반성

* 사령 : 죽은 영혼 (양심의 죽음)
* 활자 : 자유와 정의가 적힌 책
* 자유 : 화자가 추구하는 이상

* 시대적 배경 : 1959년 자유당 독재 시절
(이러한 부당한 현실에 맞서서 행동하지 못하는
나약한 자신의 모습을 성찰, 자괴감을 드러냄)

* 마음에 들지 않어라 : 자신의 대한 반성
* 마음의 들지 않는 대상을 열거 : 3연,4연
* 우스워라 : 자조적 태도

* 수미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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