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안개의 나라
김광규
언제나 안개가 짙은
안개의 나라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므로
안개 속에 사노라면
안개에 익숙해져
아무것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안개의 나라에서는 그러므로
보려고 하지 말고
들어야한다.
듣지 않으면 살 수 없으므로
귀는 자꾸 커진다.
하얀 안개의 귀를 가진
토끼같은 사람들이
안개의 나라에 산다.
* 주제 : 부조리한 정치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
자유를 추구하는 정신
* 1970년대의 억압적인 정치 현실 풍자
(우회적인 표현)
* 안개의 나라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으므로
아무 것도 보려고 하지 않는다
* 안개가 짙은 : 엄격한 통제로 진실을 감추는
부조리한 현실 상황을 형상화
* 하얀 안개의 귀를 가진 토끼같은 사람들
: 약한 존재, 수동적, 순응적
* 안개 속에서 보려고 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아닌,
듣기 위해 귀만 커지는 수동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들을 비판
* 부정적 세계를 완전히 극복해내지 못하는 안타까움
'하루 시한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박목월) (1) | 2022.09.26 |
---|---|
노신 (김광균) (1) | 2022.09.26 |
다리저는 사람 (김기택) (1) | 2022.09.25 |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김기택) (0) | 2022.09.25 |
바위 (유치환) (0) | 2022.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