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제주에서

 

 

흥부 부부상 

  

 

박재삼   

 

 

 

흥부 부부가 박덩이를 사이하고

가르기 전에 건넨 웃음 살을 헤아려 보라.

 

금이 문제리

황금 벼이삭이 문제리

웃음의 물살이 반짝이며 정갈하던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없는 떡박아 소리도 

있는 듯이 들어내고

손발 닿은 처지게리

같이 웃어 비추던 거울 면들아.

 

웃다가 서로 불쌍해

서로 구슬을 나누었으리.

그러다 금시

절로 면에 온 구슬까지 서로 부끄리며

먼 물살이 가다가 소스라쳐 반짝이듯

서로 소스라쳐

본웃음 물살을 지었다고 헤아려 보라.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 주제 : 흥부 부부의 가난한 삶의 애환과 소박한 행복

 

*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 단정적 어조, 동일한 문장 구조 반복

* 서로 구슬을 나누었으리 : 여기서 '구슬'은 '눈물'을 상징

 

*  물질적 가치보다는,  정신적 가치의 소중함을 드러내고 있다.

   가난한 삶을 살지만, 박을 가르기 전

   부부가 서로를 보며 웃기도 울기도 하는 행복한 모습이 나타난다.

 

*  박재삼의 '수정가'처럼 고전을 모티프로 쓴 시

 

 

**  상호 텍스트성을 고려하여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 작가연계를 고려하여 2023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감상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시를 달달 외우기보다는 천천히 읽으면서,  시의 흐름과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루 시한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0) 2022.09.15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1) 2022.09.14
수정가 (박재삼)  (2) 2022.09.13
파밭가에서 (김수영)  (0) 2022.09.12
북어 (최승호)  (0) 2022.09.1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