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밭가에서
김수영
삶은 계란의 껍질이
벗겨지듯
묵은 사랑이
벗겨질 때
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
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
먼지 앉은 석경 너머로
너의 그림자가
움직이듯
묵은 사랑이
움직일 때
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
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
새벽에 준 조로의 물이
대낮이 지나도록 마르지 않고
젖어 있듯이
묵은 사람이 뉘우치는 마음 한복판에
젖어 있을 때
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
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
* 주제 : 묵은 사랑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랑을 추구하려는 의지
* 동일한 문장 구조 반복 :
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
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
* 역설 : 얻는 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
(묵은 것을 버려야 새로 얻을 수 있다)
* 대조
1연 | 삶은 계란 껍질, 묵은 사랑 (벗겨짐) | 푸른 새싹 |
2연 | 너의 그림자, 묵은 사랑 (움직임) | |
3연 | 조로의 물, 묵은 사랑 (젖어 있음) |
* 너의 그림자가 움직이듯 묵은 사랑이 움직일 때
: 희미하고 실체가 없는(그림자) 묵은 사랑의 대한 기억이 떠오를 때
* 새벽에 준 조로의 물이 대낮이 지나도록 마르지 않고 젖어 있듯이
: 묵은 사랑의 낡은 가치관이 사라지지 않음
* 묵은 사랑이 뉘우치는 마음의 한복판에 젖어 있을 때
: 낡은 가치관을 떨쳐 내려는 것을 후회 할 때 (미련을 버리지 못할 때)
* 화자는 붉은 파밭에서 돋아나는 푸른 새싹을 보며 묵은 것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새롭게 변화 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 있다.
* 이를 통해 작가는 부조리한 사회 현실에서 꿈꿨던
새로운 세상에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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