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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공원, 노을

소야의 노래

 

 

오장환    

 

 

무거운 쇠사슬 끄으는 소리 내 맘의 뒤를 따르고

여기 쓸쓸한 자유는 곁에 있으나

풋풋이 흰 눈은 흩날려 이정표 썩은 막대 고이 묻히고

드런 발자욱 함부로 찍혀

오즉 치미는 미움

낯선 집 울타리에 돌을 던지니 개가 짖는다.

 

어메야, 아즉도 차디찬 묘 속에 살고 있느냐.

정월 기울어 낙엽송에 쌓인 눈 바람에 흐트러지고

산짐승의 우는 소리 더욱 처량히

개울물도 파랗게 얼어

진눈깨비는 금시에 나려 비애를 적시울 듯

도형수의 발은 무겁다.

 

 

 

 

 

* 주제 : 억압적인 현실에서 느끼는 비애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 소야(小夜) : 초저녁 

  (초저녁 이후는 깜깜한 밤이 됨 - 일제강점기 암울한 상황)

* 도형수 : 도형을 받은 죄인,

    조선시대에 죄인을 중노동에 종사시키던 형벌

 

* 1930년대인 일제의 억압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창작된 시로, 당시 지식인으로서의 

  울분과 슬픔을 노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풋풋이 흰 눈은 흩날려 이정표 썩은 막대 고이 묻히고

 : 삶의 방향성 상실, 

* 드런 발자욱 함부로 찍혀

  오즉 치미는 미움

 : 발자욱의 주체를 타자로 본다면 미움을 치밀어오르게하는 

   일제강점기의 억압적 상황으로 볼 수 있다.

*  낯선 집 울타리에 돌을 던지니 개가 짖는다.

 :  미움의 정서로 인해 돌을 던지는 행위를 하지만(소극적인저항을 해보지만)

    개만 짖을뿐, 달라지는 것은 없는 상황

* 어메야, 아즉도 차디찬 묘 속에 살고 있느냐.

  : 화자 자신의 안식처이자 그리움의 대상인 어메와 함께

    있을 수 없는 상황 - 비애를 느낌

 

* 쓸쓸한 자유만 존재하는 삶을

  무거운 쇠사슬을 끌고 있는도형수의 삶과

  동일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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