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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바다

 

겨울바다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 주제 : 삶의 허무와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

 

* 소멸과 죽음의 이미지 : 불

  역경 극복과 생명의 이미지 : 물

>>  둘의 이미지를 대립시켜

      대상의 부재와 이별로 인한 상실감에서 기인한 

      허무의식을 극복하고자 하는 화자의 의지를 강조

 

* 경건한 어조 (종교적인 시어 사용)

 

* 겨울바다의 의미 변화

1연
겨울바다
절망, 허무 보고 싶던 새들 죽고 없음
4연
겨울바다
깨달음 나를 가르치는 건 시간, 끄덕이며
8연
겨울바다
희망, 의지 인고의 물이 기둥을 이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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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공원, 노을

소야의 노래

 

 

오장환    

 

 

무거운 쇠사슬 끄으는 소리 내 맘의 뒤를 따르고

여기 쓸쓸한 자유는 곁에 있으나

풋풋이 흰 눈은 흩날려 이정표 썩은 막대 고이 묻히고

드런 발자욱 함부로 찍혀

오즉 치미는 미움

낯선 집 울타리에 돌을 던지니 개가 짖는다.

 

어메야, 아즉도 차디찬 묘 속에 살고 있느냐.

정월 기울어 낙엽송에 쌓인 눈 바람에 흐트러지고

산짐승의 우는 소리 더욱 처량히

개울물도 파랗게 얼어

진눈깨비는 금시에 나려 비애를 적시울 듯

도형수의 발은 무겁다.

 

 

 

 

 

* 주제 : 억압적인 현실에서 느끼는 비애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 소야(小夜) : 초저녁 

  (초저녁 이후는 깜깜한 밤이 됨 - 일제강점기 암울한 상황)

* 도형수 : 도형을 받은 죄인,

    조선시대에 죄인을 중노동에 종사시키던 형벌

 

* 1930년대인 일제의 억압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창작된 시로, 당시 지식인으로서의 

  울분과 슬픔을 노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풋풋이 흰 눈은 흩날려 이정표 썩은 막대 고이 묻히고

 : 삶의 방향성 상실, 

* 드런 발자욱 함부로 찍혀

  오즉 치미는 미움

 : 발자욱의 주체를 타자로 본다면 미움을 치밀어오르게하는 

   일제강점기의 억압적 상황으로 볼 수 있다.

*  낯선 집 울타리에 돌을 던지니 개가 짖는다.

 :  미움의 정서로 인해 돌을 던지는 행위를 하지만(소극적인저항을 해보지만)

    개만 짖을뿐, 달라지는 것은 없는 상황

* 어메야, 아즉도 차디찬 묘 속에 살고 있느냐.

  : 화자 자신의 안식처이자 그리움의 대상인 어메와 함께

    있을 수 없는 상황 - 비애를 느낌

 

* 쓸쓸한 자유만 존재하는 삶을

  무거운 쇠사슬을 끌고 있는도형수의 삶과

  동일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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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갈매기

 

 

자화상2

 

 

오세영

 

 

전신이 검은 까마귀,

까마귀는 까치와 다르다.

마른 가지 끝에 높이 앉아

먼 설원을 굽어보는 저

형형한 눈,

고독한 이마 그리고 날카로운 부리,

얼어붙은 지상에는

그 어디에도 낱알 한 톨 보이지 않지만

그대 차라리 눈발을 뒤지다 굶어 죽을지언정

결코 까치처럼

인가의 안마당을 넘보진 않는다.

검을테면

철저하게 검어라. 단 한개의 깃털도

남기지 말고......

겨울 되자 온 세상 수북이 눈은 내려

저마다 하얗게 하얗게 분장 하지만

나는 

빈 가지 끝에 홀로 앉아

말없이

먼 지평선을 응시하는 한 마리

검은 까마귀가 되리라.

 

 

 

 

 

 

* 주제 : 삶에 대한 성찰을 통해 고고하고 의연한 삶을 다짐함

 

* 까마귀(고고한 존재)와 까치(세속적인 존재)의 대비 

  : 생존이나 영달을 위해 세속적인 것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화자의 의지를 보여줌.

    결코 까치처럼

    인가의 안마당을 넘보진 않는다.

  (인가의 안마당 : 까치의 현실적인 탐욕이 드러나는 공간)

 

* '낱알 한 톨' 보이지 않는 '얼어붙은 지상' 

  : 최소한의 생존마저 위협받는 공간, 열악한 상황

 

* 먼 설원, 먼 지평선 : 까마귀가 지향하는 곳

  

* 검을 테면 철저하게 검어라 : 화자가 긍정적으로 인식한 삶

 

* 겨울 되자 온 세상 수북이 은 내려

  저마다 하얗게 하얗게 분장 하지만

  : 여기서 '분장'은 자신의 본질을 감추는 삶을 나타냄

 

* 나는 ~ 검은 까마귀가 되리라

 : 의지적, 영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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