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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死靈)
김수영
......활자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나의 영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벗이여
그대의 말을 고개 숙이고 듣는 것이
그대는 마음에 들지 않겠지
마음에 들지 않어라
모두 다 맘에 들지 않어라
이 황혼도 저 돌벽 아래 잡초도
담장의 푸른페인트 빛도
저 고요함도 이 고요함도
그대의 정의도 우리들의 섬세도
행동이 죽음에서 나오는
이 욕된 교외에서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마음에 들지 않어라
그대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우스워라 나의 영은 죽어있는 것이 아니냐
* 주제 : 불의에 대항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고 안일한
삶을 사는 지식인의 자기 반성
* 사령 : 죽은 영혼 (양심의 죽음)
* 활자 : 자유와 정의가 적힌 책
* 자유 : 화자가 추구하는 이상
* 시대적 배경 : 1959년 자유당 독재 시절
(이러한 부당한 현실에 맞서서 행동하지 못하는
나약한 자신의 모습을 성찰, 자괴감을 드러냄)
* 마음에 들지 않어라 : 자신의 대한 반성
* 마음의 들지 않는 대상을 열거 : 3연,4연
* 우스워라 : 자조적 태도
* 수미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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