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트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가고ㅡ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 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기차를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ㅡ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 주제 : 희망을 잃어버린 현실 극복에 대한 소망과 의지
* '사랑스런 추억'은 윤동주 시인이 일본 유학 시절에 쓴 시이다.
사랑과 희망을 품과 동경을 향하던 과거의 화자와
그때처럼 사랑과 희망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현재의 화자를 보여준다.
* 봄이 오던 아침 (희망과 사랑처럼, 과거)
--> 봄은 다 가고 (기차가 무의미하게 지나가는 현재의 시간, 암울한 현실)
*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기차를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서울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리던 나의 모습과 유사함=희망을 잃지 않겠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 비록 자신이 꿈꾸던 유학생활이 아닐 지라도
사랑과 희망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소망과 의지를 보여준다.
** 2020년 수능에 윤동주의 '바람이 불어'라는 시가 출제되었다..
윤동주 시인의 작품은 언제 출제되어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에
수험생이라면 윤동주의 다른 시들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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