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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흥부 부부상 

  

 

박재삼   

 

 

 

흥부 부부가 박덩이를 사이하고

가르기 전에 건넨 웃음 살을 헤아려 보라.

 

금이 문제리

황금 벼이삭이 문제리

웃음의 물살이 반짝이며 정갈하던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없는 떡박아 소리도 

있는 듯이 들어내고

손발 닿은 처지게리

같이 웃어 비추던 거울 면들아.

 

웃다가 서로 불쌍해

서로 구슬을 나누었으리.

그러다 금시

절로 면에 온 구슬까지 서로 부끄리며

먼 물살이 가다가 소스라쳐 반짝이듯

서로 소스라쳐

본웃음 물살을 지었다고 헤아려 보라.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 주제 : 흥부 부부의 가난한 삶의 애환과 소박한 행복

 

*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 단정적 어조, 동일한 문장 구조 반복

* 서로 구슬을 나누었으리 : 여기서 '구슬'은 '눈물'을 상징

 

*  물질적 가치보다는,  정신적 가치의 소중함을 드러내고 있다.

   가난한 삶을 살지만, 박을 가르기 전

   부부가 서로를 보며 웃기도 울기도 하는 행복한 모습이 나타난다.

 

*  박재삼의 '수정가'처럼 고전을 모티프로 쓴 시

 

 

**  상호 텍스트성을 고려하여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 작가연계를 고려하여 2023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감상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시를 달달 외우기보다는 천천히 읽으면서,  시의 흐름과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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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가

 

박재삼    

 

 

 

집을 치면, 정화수 잔잔한 위에 아침마다 새로생기는 물방울은 신선한 우물집이었을레.또한 윤이나는 마루의, 그 끝의 평상의, 갈앉은 뜨락의, 물냄새 창창한 그런 집이었을레. 서방님은 바람 같단들 어느 때고 바람은 어려 올 따름, 그 옆에 순순한 스러지는 물방울의 찬란한 춘향이 마음 아니었을레.

 

하루에 몇 번쯤 푸른 산 언덕들을 눈 아래 보았을까나. 그러면 그때마다 일렁여 오는 푸른 그리움에 어울려, 흐느껴 물살 짓는 어깨가 얼마쯤 하였을까나, 진실로, 우리가 받들 산신령은 그 어디 있을까마는, 산과 언덕들의 만 리 같은 물살을 굽어보는, 춘향은 바람에 어울린 수정빛 임자가 아니었을까나.

 

 

 

* 주제 : 임을 향한 춘향의 간절한 그리움

 

* 집을 치면~ : 춘향이 마음을 집으로 비유하자면~

 

* 종결어미 반복 : ~었을레(1연), ~ㄹ까나(2연)  

* 색채어 사용 : 푸른 산, 푸른 그리움, 수정 빛 등 

* 감각이미지 : 색채어 사용(시각) , 물냄새 창창한~(후각)

 

 

** 모든 문학 작품은 잠재적으로나 현상적으로 다른 작품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때 그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에서 상호텍스트성이 성립한다.

 

** 박재삼의 수정가의 경우, 춘향전을 모티프로 춘향이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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