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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을 내려오면서



연시

박용래



여름 한 낮
비름잎에
꽃힌 땡볕이
이웃 마을
돌담 위
연시로 익다
한쪽 볼
서리에 묻고
깊은 잠 자다
눈 오는 어느날
깨어나
제상 아래
심지 머금은
종발로 빛나다





* 주제 : 생명력이 충만한 연시의 아름다움을 통해
자연의 오묘한 이치를 접하는 감동

* 종발 : 그릇 / 제상 : 제사상

* 계절의 변화 : 여름 - 가을- 겨울

* 감 ----------- > 연시 (성숙)
    (땡볕, 서리)

* 담담한 어조
**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진행되는 자연의 오묘한 조화와

   인간과 자연의 만남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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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밖

 

 

박용래      

 

 

 

머리가 마늘쪽같이 생긴 고향의 소녀와

한여름을 알몸으로 사는 고향의 소년과

같이 낯이 설어도 사랑스러운 들길이 

있다

 

그 길에 아지랑이가 피듯 태양이 타듯

제비가 날듯 길을 따라 물이 흐르듯 그렇게 

그렇게

 

천연히

 

울타리 밖에도 화초를 심는 마을이 있다

오래오래 잔광이 부신 마을이 있다

밤이면 더 많이 별이 뜨는 마을이 있다

 

 

 

* 주제 : 자연을 닮아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의 순수성과 본래성

 

* 천연히 : 생긴 그대로, 조금도 꾸밈없이 

             ( 하나의 시어로 연을 이룸 = 시상 집약, 호흡조절 )

 

* 1연 : 행간 걸침 ( ~소년과 / 같이 ~ )

      같이의 의미 :  1. like (~처럼)   

                                 2. together (~함께)

   4연 : ~마을이 있다 = 반복, 공간을 부각 (인위적이지 않은 마을을 부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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