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 첩 방은 남의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 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ㅡ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 첩 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희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 주제 : 암울한 시대 현실 속에서의 지식인의 고뇌와 현실 극복 의지
* 자기 성찰적 어조, 고백적 어조 (윤동주 대부분의 시의 가장 큰 특징)
* 시상의 전환 : 1연 밤비 (쓸쓸한 심정 고조) ------> 8연 밤비 (성찰의 계기)
1~7연 (부끄러움) ---> 8~10연 (의지적)
*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 인생을 쉽게 사는 것 같아서,
인생을 표현하는 시를 쉽게 쓰는 것이 부끄럽다)
* '동주'라는 영화가 개봉당시 영화관에서 본 적이 있다.
그 영화를 보면서 윤동주 시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 시가 되었든 소설이 되었든
관련된 영화나 다큐 등 좋은 영상들을 보면,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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