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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신

 

 

김광균    

 

 

시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ㅡ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과 어린 것의 베갯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먹고 산다는 것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노신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ㅡ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상해 호마로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

여기 하나의 상심한 사람이 있다.

여기 하나의 굳세게 살아온 인생이 있다.

 

 

 

* 주제 : 가난 때문에 겪는 현실적 어려움과 그 극복의지

 

* 노신 : 중국 근현대 문학가(1881~1936)

        고단한 삶을 사는 시적화자에게 의지를 북돋아 주는 존재

 

* 등불 : 화자에게 현실극복 의지와 용기를 주는 대상

 

* 서른 먹은 사내 :  화자 자신을 3인칭으로 표현 

 

* 어려운 현실 표현  : ~ 뺨을 얻어 맞으며

                                 항시 곤두박질 해온 ~

                                 지나는 돌팔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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