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시한편
수정가 (박재삼)
1AU을랑
2022. 9. 1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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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가
박재삼
집을 치면, 정화수 잔잔한 위에 아침마다 새로생기는 물방울은 신선한 우물집이었을레.또한 윤이나는 마루의, 그 끝의 평상의, 갈앉은 뜨락의, 물냄새 창창한 그런 집이었을레. 서방님은 바람 같단들 어느 때고 바람은 어려 올 따름, 그 옆에 순순한 스러지는 물방울의 찬란한 춘향이 마음 아니었을레.
하루에 몇 번쯤 푸른 산 언덕들을 눈 아래 보았을까나. 그러면 그때마다 일렁여 오는 푸른 그리움에 어울려, 흐느껴 물살 짓는 어깨가 얼마쯤 하였을까나, 진실로, 우리가 받들 산신령은 그 어디 있을까마는, 산과 언덕들의 만 리 같은 물살을 굽어보는, 춘향은 바람에 어울린 수정빛 임자가 아니었을까나.
* 주제 : 임을 향한 춘향의 간절한 그리움
* 집을 치면~ : 춘향이 마음을 집으로 비유하자면~
* 종결어미 반복 : ~었을레(1연), ~ㄹ까나(2연)
* 색채어 사용 : 푸른 산, 푸른 그리움, 수정 빛 등
* 감각이미지 : 색채어 사용(시각) , 물냄새 창창한~(후각)
** 모든 문학 작품은 잠재적으로나 현상적으로 다른 작품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때 그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에서 상호텍스트성이 성립한다.
** 박재삼의 수정가의 경우, 춘향전을 모티프로 춘향이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